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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

차량용 반도체

심구아니 2022. 8. 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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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차를 구매해서 받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인기 차종은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있고, 일부 모델은 스마트폰 무선충전, 트렁크 킥 모션 등 각종 옵션들이 빠진 채로 출고되고 있다. 이유는 바로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 때문인데, 코로나 발생 전에는 신차 구매 시 이렇게까지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예전에는 문제없던 차량용 반도체가 왜 이렇게 부족하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차량용 반도체란?


자동차에는 반도체가 탑재되어왔다. 어떠한 기능을 위해 사용되었을까?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 내·외부의 온도, 압력, 속도 등의 각종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나 전자제어장치, 엔진, 트랜스미션 등에 사용된다. 또한 요즘은 전기차와 지율 주행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기로 움직이게 하거나 스스로 운전하게 하는 시스템을 제어하는 반도체로 쓰인다.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시스템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이다.


그래서 대표적인 차량용 반도체로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한 MCU (Micro Controller Unit)가 필요하다. MCU는 특정 시스템을 제어하기위한 전용 프로세서로 CPU, 메모리 컨트롤러, 입출력 단자 등을 하나의 칩에 넣은 구조이다. 칩 하나에 거의 모든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더 나아가 요즘은 하나의 칩으로 전반적인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한 차량용 SoC (System on Chip)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SoC와 MCU의 차이는 무엇일까? SoC는 MCU보다 넓은 범위라고 생각하면 쉽다. SoC도 MCU와 마찬가지로 CPU, 메모리 컨트롤러, 입출력 단자 등을 하나의 칩에 넣은 구조이지만 하나의 컴퓨터처럼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MCU는 특정 작업에 특화되어 있고, 단순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다.



차량용 반도체 진입의 어려움



1. 복잡한 인증 절차

우선,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생산에 사용할 장비, 작업자, 소재 등을 인증해야한다.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은 사람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와 같이 운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기능을 하는 반도체도 예외 없이 이러한 인증 과정이 필요하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일반 반도체와 공정이 같아서 동일한 장비를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장비는 차량용 반도체를 위해 사용할 준비가 되었다는 오토모티브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 절차는 고객의 요구 조건에 따라 충족하는 데이터를 가지고 진행한다. 또한, 작업자 같은 경우는 인증 시험과 주기적인 교육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할 준비가 된 인원만 작업할 수 있다.


2. 까다로운 신뢰성 조건

사람의 생명과 안전에 영향을 줄수 있는 차량 부품은 높은 신뢰성 수준을 요구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일반 반도체보다 신뢰성 테스트 항목이 더 많으며, 같은 테스트라도 더 가혹한 조건으로 진행한다. 이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과해야 비로소 양산을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힘든 테스트를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이미 검증된 반도체 설계나 패키지 기술이 적용되는 경향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의 대부분이 저사양인 이유 중 하나이다. 신기술을 적용하려면 그만큼 신뢰성 경험이 없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는 것이다.

반도체 종류별 요구 조건



3. 다품종 소량 생산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종류는 수십가지이고, 이것을 한 업체가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 메이커들의 점유율은 비슷하다. 예를 들면 MCU는 SUV를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 7개 업체로부터 38개의 MCU가 필요하다.

또한 차량용 반도체는 수명이 길기 때문에 한번 만들어져 탑재되면 오래 쓰인다. 또한 하나의 차종에만 들어가지 않고 여러 차종에 쓰닌다. 이런 다품종 소량 생산 형태는 수익성이 좋지 않다. 아래와 같이 대표적인 반도체 파운드리 TSMC의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매우 적다.


'20 TSMC 매출 구조 (TSMC)



이러한 복잡한 인증절차와 까다로운 신뢰성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지 않았던 업체들은 진입하기 어렵다. 진입하더라도 자동차 회사와 차량용 반도체 회사와의 끈끈한 관계를 끊기 힘들 수 있다. 또한 투자한 시간과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검증된 저사양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글로벌 반도체 메이커도 차량용 반도체에 투자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기존 차량용 반도체 메이커들이 계속 주를 이어오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5개 기업이 주를 이어오고 있고, 매년 큰 변화는 없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원인



1. 빗나간 자동차 수요 예측

팹리스와 파운드리 업체들은 코로나 발생 시기에 차량용 반도체 Capa를 줄였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전방 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차량용 반도체가 수익성이 제일 낮기 때문이다. 일단 생산량을 줄이기는 해야하는데 수익성이 낮은 것부터 줄여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자동차 수요가 견고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바람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2. 새로운 자동차 플랫폼

내연기관 차에는 반도체가 평균 200여 개가 들어가는 데 비해 전기차에는 1000개가량,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 탑재된다고 한다. 반도체 채용 비용도 차이가 많이 난다. 예를 들면 내연기관차는 1대당 탑재되는 반도체 비용 합계가 470달러이지만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 3은 1600달러대이다.

이렇게 전기차 출시에 따라 반도체 수요는 증가하게되었고,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완전 자율주행화 됨에 따라 수요는 더욱 급격하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3. 생산기지 사고와 자연재해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일본의 르네사스 공장에선 화재가 발생했고, 대만 TSMC 공장은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겼다. 그리고 인피니언도 텍사스의 한파로 인한 정전사태로 생산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긴 적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의 미래



앞서 이미 검증된 저사양급이 차량용 반도체의 대부분이라고 하였지만, 미래의 차량용 반도체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바로 자율주행 때문이다. 앞으로는 인포테인먼트나 단순 기능을 위한 반도체보다는 차량 주행 보조 장치인 ADAS (Ada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에 사용되는 반도체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 기능이 활성화되려면 자동차에서 카메라나 Radar로부터 받은 Data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연산 기능이 있어야 한다.

즉, PC로 치면 CPU (Central Processing Unit) 모바일로 치면 AP (Application Processor)의 역할을 하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차량용 SoC 가 필요한 것이고,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기존 차량용 반도체 기업이 아닌 새로 진입한 기업의 자율주행 솔루션 SoC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다.

기업 차량용 반도체 개발 현황
애플 - 고성능 반도체, 독자 운영체제(OS) 바탕으로 자율주행용 칩 및 S/W, 배터리 등 자체 개발
- 2014년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Titan’ 추진, 자동차 OS 카플레이 공개
- 2024년 목표로 자체 설계 배터리 탑재 승용차 생산 예정
- TSMC와 자율주행차(애플카)에 탑재될 AI칩 생산 예정
퀄컴 - 자동차용 AP 신제품 ‘스냅드래곤 820A’ 출시해 2017년 아우디에 탑재
- 2021년 1월 ‘4세대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플랫폼’ 공개
- 20개 완성차업체 수주
엔비디아 - 2015년 NVIDIA DRIVE 공개
- SoC를 기반으로 설계한 칩을 도요타, 폭스바겐 등이 활용
- 2021년 1월 공개한 정보처리 반도체플랫폼 ‘엔비디아 드라이브’ 기반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 2022년 현대기아차 적용 예정
테슬라 - AI 이미지 처리능력 향상 완전자율주행(FSD) 칩 설계
- TSMC 위탁 생산 예정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의 고사양화로 인해 새로운 반도체 메이커가 기존 차량용 반도체 메이커를 위협할 수 있고, 기존 메이커들도 자율주행용 반도체 개발에 힘쓰지 않을 수 없다. 주요 탑5 차량용 반도체 메이커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신규 진입 기업의 자율주행 고사양화 공격을 어떻게 방어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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